[OSEN=윤가이의 실은 말야] 강호동은 왜 불패신화를 써야 하나.
물론 과거 '1박2일'이 시청률 50%에 육박하던 시절의 성적표는 찾아볼 수 없다. '1박2일' 구호만 들리면 자연스럽게 강호동의 일그러진(?) 얼굴이 떠오르던 시절은 지나갔다. 유재석과 함께 국민MC 양강 구도를 형성했고 지상파 연말 시상식에서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대상 트로피를 나눠 갖기도 했다. 과거의 영광에 비하면 수치적으로 분명히현재 아쉬운 성과를 내고 있는 건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를 비난하거나 위기라고 단정 짓고 퇴물 취급하는 건 쉽게 납득이 가질 않는다.
강호동이 메인 MC로 활약한 MBC 예능 프로그램 '별바라기'가 결국 종영을 결정했다. 방송 3개월 만의 일이다.
강호동은 지난 2011년 세금 과소 납부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1년가량 공백을 보낸 그는 2012년 복귀해 2년 넘는 시간을 꾸준히 달려왔다. 그 사이 MBC '무릎팍도사'와 KBS '달빛프린스'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이 폐지됐다. 사실 아쉽다. '무릎팍도사'는 국민MC 강호동을 배출한 저력의 프로그램이었지만 그 명맥을 잇지 못했고 '달빛프린스'와 '맨발의 친구들'은 강호동의 아성을 무기로 도전장을 냈지만 결과적으로 고배를 마셨다.
과거의 영광은 되돌아보면 늘 아름답고 실제보다 더 찬란하기 마련이다. 누구나 '내가 왕년엔 말이지', '나도 리즈시절(전성기)이 있었는데!'라며 지나간 어떤 순간들을 반추한다. 강호동에게도 '1박2일'과 '무릎팍도사', SBS '스타킹'까지 세 프로그램이 승승장구하던 지난 기억은 분명 아름답고 찬란한 순간일 테다.
그러나 한때의 아성을 절대 기준으로 삼아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스스로를 자책할 필요는 없다. 주위에서든 지켜보는 대중들 역시 마찬가지다. 왜 그때처럼 못하느냐고? 왜 변했느냐고? 조금 억지를 보태자. 그렇다면 강호동은 늘 시청률 50%를 찍는 미다스의 손이라도 가져야 한단 말인가.
강호동이 한창 독야청청할 때 일부 네티즌은 '너무 자기 혼자 해먹는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조차 '강호동 유재석이 너무 독점하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했더랬다. MC 구도가 재편되어야 한다느니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느니 뉴페이스의 발굴이 절실하다느니 하던 소리들은 쏙 들어가고 지금, MC춘추전국시대가 열리고 나니 이젠 강호동에게 자꾸 실패만 한다고 눈을 흘긴다.
누구에게나 고락이 있고 인생에 굴곡은 있기 마련이다. 강호동은 좀 쉬거나 머뭇대면 안 되는 건가. 안 될 때도 있고 될 때도 있고 힘들 때도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듯이. 하물며 강호동이 잠정 은퇴한 사이 독주할 줄 알았던 유재석도 지금은 KBS '나는 남자다'와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 전만 못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오히려 그 틈을 타 힘든 시기를 오래 보냈던 신동엽과 김구라 등이 빛을 봤고 전현무 유세윤 같은 뉴페이스들이 탄생했다. 예능 정글 역시 일반 사회의 순리나 법칙과 동일하게 굴러간다. 누가 뜨면 누가 지기도 하고, 언제 잘 되면 언젠간 또 나락을 걷기도 하는 것 말이다.
'별바라기'까지 막을 내린다고 하니 또 언론이나 네티즌이나 앞 다퉈 강호동 위기론을 내놓고 있다. 진심 어린 조언은 물론 강호동으로서도 고마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강호동 큰일났다'며 심하게는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 이들을 보면 무서울 정도다.
강호동은 2012년 '스타킹'으로 첫 복귀를 하면서 취재진 앞에서 공손히 인사를 하고 눈물로 소감을 밝혔다. 수많은 플래시 세례 속에서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고 울먹였던 순간을 아직도 많은 이들이 잊지 못한다. 방송이 너무 하고 싶었다던 그는 그날도 '스타킹'에서 내내 고수한 나비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그 큰 덩치에 그게 그렇게 깜찍할 수 없었다. 성적표로만 평가하고 실패를 매도하지 말자. 더 무서운 칼날을 갈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나간 실패는 거울을 삼으면 된다.
http://osen.mt.co.kr/article/G1109956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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