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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긴개긴' '도찐개찐' 무엇이 맞을까?

ㅋㅌㅌ 2016. 10. 8. 02:05




KBS2 개그콘서트 '도찐개찐'








1박2일 윷놀이 에피


'도긴개긴' '도찐개찐' 무엇이 맞을까?


'도찐개찐'이 표준국어대사전에 표제어로 등재되면서 표준어가 되었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졌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도찐개찐'의 서술을 '→도긴개긴'이라 적었는데, '→' 기호는 표제어가 잘못된 표현이니 제시된 표현으로 고쳐 쓰라는 의미이다. 즉, '도찐개찐'은 여전히 표준어가 아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같은 표현을 나타낼 때는 '=' 기호를 쓰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그동안 '도 긴 개 긴'만 표준어로 인정했다. 하지만 이제 띄어쓰기를 하지 않은 '도긴개긴'도 표준어로 인정된다. '도긴개긴은' 윷놀이에서 도로 남의 말을 잡을 수 있는 거리나 개로 남의 말을 잡을 수 있는 거리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조금 낫고 못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비슷비슷해 견줘 볼 필요가 없음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다만 그동안 자주 쓰였던 '도찐개찐'은 '도긴개긴'으로 순화하도록 권했다. 이 말은 원래 윷놀이에서 나온것이다. 도개걸윷모의 다섯 말 가운데 도 긴(한 끗 차이), 개 긴(두 끗 차이)을 일컫는다. 긴은 남의 말을 쫓아 잡을 수 있는 거리를 뜻하니 한 칸인 도나 두 칸인 개의 거리는 별 차이 없다는 얘기다.


그저께 국립국어원은 ‘표준국어대사전 2015년 2분기 수정’을 통해 ‘도찐개찐’을 ‘도긴개긴’으로 순화해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나마 기계적인 띄어쓰기는 어색하므로 붙여써도 무방하다고 했다. 그러면 ‘진’과 ‘찐’은 어디어 왔을까. 충청도 사투리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긴’이 입말 ‘진’으로 바뀌고 된소리 ‘찐’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된소리(ㄲㄸㅃㅆㅉ)나 거센소리(ㅋㅌㅍㅊ)가 예사소리보다 언중(言衆)의 입맛에 더 달라붙는다. 우리 입말에 맞는 것은 사실 ‘도찐개찐’이다.


우리말 ‘칸’과 한자 ‘간’도 비슷하다. 세 칸의 띠집이 곧 초가삼간(草家三間)이다. ‘칸’은 공간의 구획이나 넓이를 나타내는 말로 한자어 ‘간’에서 왔다. 그러나 ‘칸막이, 빈칸, 방 한 칸’ 등 모두가 쓰는 ‘칸’이 표준어가 됐다. 그런 점에서 보면 많은 사람이 쓰는 ‘도찐개찐’을 애써 막을 필요가 있을까 싶다. 짜장과 짬뽕을 ‘자장’과 ‘잠봉’으로 발음하면 웃음보만 터진다.


'각티슈' '곽티슈' 무엇이 맞을까?


네모난 통에 들어있는 화장지의 바른 표기법은 무엇일까? 마트에 가면 '각티슈' '곽티슈'등 제각각 써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각'(角)은 '면과 면이 만나 이루어지는 모서리'를 뜻한다. 그러니까 '각'은 단순히 모서리를 가리킬 뿐이지 티슈가 담긴 용기를 부르는 말은 아니다. "그럼 곽이 맞겠지?" 사전을 찾았더니 '갑'(匣)으로 고쳐 쓰라는 표시가 나온다. 국립국어원 '표준어 규정-표준어 사정 원칙' 제22항에는 "고유어 계열의 단어가 생명력을 잃고 그에 대응되는 한자어 계열의 단어가 널리 쓰이면, 한자어 계열의 단어를 표준어로 삼는다"라는 조항에 따라 곽이 아닌 갑이 맞다.


'뭐라고?' '머라고?' 무엇이 맞을까?


국립국어원이 "'머'는 '뭐'를 구어적으로 이르는 말로 표준어가 맞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렇다면 '이게 머라고요?’'먼일이래요?’'그게 먼데요?’'그게 먼소리예요?’등등도 써도 된다는 말입니다.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올해 미디어가 만든 최고의 유행어인 이 말도 전라도에서 왔습니다. 만약 표준어 대사였다면 "뭐가 중요하니?" 쯤이 될텐데, 아무래도 전국민의 뇌리에 콕 박히는 유행어로 발전하지는 못했겠지요.


'깡총깡총'은 틀리고 '깡충깡충'이 표준어이다.

그런데 '오손도손'과 '오순도순'은 둘 다 옳다.

쭈꾸미 볶음이라는 표현은 많이 봤지만, 주꾸미 볶음이 표준어이다.

엄한 사람은 틀리고 애먼 사람이 표준어이다.

2011년 8월 마지막 날, ‘짜장면’이 복수 표준어로 인정되었다.

'주꾸미-쭈꾸미’, '인마-임마’, '예쁘다-이쁘다’, '바라-바래’ 등과 같은 단어들도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중이 즐겨 쓰는 게 살아있는 언어다. 


사전 하면 표준어사전부터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요. 지역별 방언 사전도 꾸준히 출간되고 있습니다. 사라지려는 고유의 지역말을 보존하고, 널리 알리려는 노력의 일환이지요. '서울말만 표준어'라고 법으로 규정한 '표준어 절대주의'가 사투리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래도 공식적인 표준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습니다.


우렁쉥이보다 멍게, 선두리보다 물방개를 더 많이 사용함으로써 표준어가 되지 않았던가. 부정어에만 한정했던 ‘너무’를 두루 쓰도록 허용한 마당에 도찐개찐을 금하는 건 아무래도 좀 옹색하다. 맞춤법을 고침으로써 사람들의 언어습관을 바꾸겠다는 것은 선후가 뒤바뀐 것일 수도 있다.


대중이 사용하는 말은 사회가 변함에 따라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앞으로는 복수 표준어 인정 제도를 좀 더 확대해서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언어는 쓰는 이가 없으면 소멸되기 마련입니다. 사전 속에 잠자고 있기만 해서는 진정 살아있는 언어가 될 수가 없습니다. 가장 대중의 언어와 가까워야 할 사람들 국립국어원이 가장 모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