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공간

품위있는 풍경은, 그 사회가 살아갈만 한곳이라는 것의 증거

ㅋㅌㅌ 2016. 11. 24. 02:04




많은 도시가 여전히 배우고 있는 것처럼, 과거를 싹 쓸어 없애 버리는 일은 단순히 희귀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이 세계에서 앗아가는 것만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 제거과정에서 사람들을 함께 엮어주던 갖가지 기억, 이야기, 관계들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복잡하고 다양한 장소를 천박하고 단순한 장소로 바꿔놓다보면, 그로 인해 문화적으로 더 취약해진 인구가, 즉 뿌리 뽑힌 대중이 생겨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이들을 유일하게 서로 연결해 주는 가느다란 실이라고는 누군가가 위에서 부여해주는 이데올로기가 유일하게 된다.

이런 과정은 과거에 이와 유사하게 대대적인 파괴를 자행한 공산주의정권들도 잘 이해한 바 있다. - 엘러스테어 보네트 <장소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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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우리는 작은 헛간을 지을 때라 하여도, 짓기로 하였다면 공들여 짓고, 부술때는 신중하게 부수어야 한다. 이 양 쪽의 원칙이 모두 작동해야 도시는 품위를 갖게 된다고 나는 믿는다. 


혹은 그러므로 역으로, 품위를 가진 도시를 가진 문명과 국가는 <공들인다는 것> <신중하게 수정한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풍경에 공들이고 신중한 사람들이, 인간과 이웃에게 인색하거나 경솔하리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품위있는 풍경은, 그 사회가 살아갈만 한곳이라는 것의 증거라고 할 수 있겠다.


#출처: 유호진 피디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