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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딜레마 (feat 한끼줍쇼)

ㅋㅌㅌ 2017. 10. 19. 07:59


/사진 jtbc 한끼줍쇼


어느 추운 겨울날, 많은 고슴도치가 체온을 유지해 얼어 죽지 않기 위해 서로 바싹 달라붙어 한 덩어리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곧 그들의 가시가 서로 찌름을 느꼈다. 그리하여 그들은 다시 떨어졌다. 그러자 그들은 추위에 견딜 수 없어 다시 한 덩어리가 되었다. 그러자 가시가 서로를 찔러 그들은 다시 떨어졌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들은 상대방의 가시를 견딜 수 있는 적당한 거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 쇼펜하우어, <여록과 보유> 중에서


“고슴도치 딜레마”(Hedgehog's Dilemma)


심리학에서 쓰는 용어 중에 “고슴도치 딜레마”(Hedgehog's Dilemma)라는 말이 있습니다.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우화인 ‘고슴도치 이야기’에서 채용한 용어입니다. 가까이 다가 갈수도 그렇다고 떨어 질수도 없는 곤란한 상황을 두고 ‘고슴도치 딜레마’라고 합니다.


고슴도치만 가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많은 가시가 있다. 우리에게는 거절, 비난, 무시, 분노, 오만, 이기심, 시기, 경멸, 질투의 가시 등이 있다. 이러한 자신의 가시를 잘 숨기기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어떤 사람은 조금만 다가가보면 그 가시가 여지없이 드러나 보인다.



가까울수록, 더 조심하세요!


사람과 관계를 오래도록 잘 유지하려면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지내라 합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보살핌을 받고 학교에서는 친구와 선후배를 사귀며 직장에서는 동료와 함께 일합니다. 이렇게 혼자서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편안함과 유익함을 얻기 위해 타인과 관계를 맺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오고 갑니다. 하지만 정작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부부 관계는 단절되거나 갈등을 빈번하게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가족과 부부 관계는 가장 친밀한 사이이기에 타인에게 보여주었던 정중한 태도나 예의를 던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 사이에서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게 하는 사회적 규범을 무시하기에 우리는 서로 가시에 찔리게 되는 것이죠. 분명히 사랑하는 사이인데도요.


'우리 사이에 그게 뭐가 중요해?'라고 무시했던 사소한 것이 쌓여 커다란 문제가 됩니다. 결국 나중에는 서로 벽을 치게 되죠.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는 평소에 서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쇼펜하우어가 말한 '고슴도치의 딜레마', 가까울수록 더 존중해주세요.


우리는 여러 사람과 함께 어울려 살 수 밖에 없는 인간이기에 항상 이런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고슴도치 딜레마’처럼 너무 가까이 가면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되고, 또 너무 멀어지면 서로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 외롭게 되거나 자기중심적인 이기주의에 빠지게 됩니다. 어쩌면 이게 바로 '고슴도치 딜레마'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숙명인지도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