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공간

첫사랑의 추억... 건축학개론

ㅋㅌㅌ 2020. 3. 25. 21:40








2012년 개봉해 관객수 411만명 이상을 동원한 영화 ‘건축학개론’


주연으로는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수지 등이 출연한다


영화는 스무 살에 건축학과를 다니던 ‘승민’(이제훈)이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처음 만난 음대생 ‘서연’(수지)에게 반하면서 차츰 친해지지만 결국 멀어지게 되고, 15년 만에 다시 만나 집 설계를 부탁하면서 새로운 감정을 쌓는 스토리다.


승민(이제훈, 엄태웅 분)과 서연(수지, 한가인 분)의 이야기는 곧 우리의 이야기였고, 어느 누구에게는 현재 진행형인 이야기인 것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1990년대 중후반 대다수 사람들은 여자에게 거침없이 접근하는 안연석(우연석 분)이 아니라, 승민이고, 서연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서연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혹은 오해를 하는 승민의 모습에 답답해 했다. 과거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그런 사람도 있을 테지만, 순수하게 영화로 봐도 이 같은 심정은 여전했다. 이를 보는 서연 역시 마찬가지다. 


더 안타까운 미소(?)를 짓게 만든 이유는 15년 세월이 흘러 30대 중반이 되어서도 이런 모습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도 알고 상대의 감정도 안다. 말에서 행동에서 이미 넘치고 넘쳤다. 그런데 표현을 안한다. 15년 동안 때론 생각나고, 때론 잊고 살았지만, 감정은 그대로였다. 그런데 현실을 알기에 꾹꾹 누른다. 


“어린아이의 사랑은 ‘나는 사랑받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원칙에 따르고, 성숙한 사랑은 ‘나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받는다’는 원칙에 따른다. 성숙하지 못한 사랑은 ‘그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는 것이지만, 성숙한 사랑은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에 나에게는 그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랑은 수동적 감정이 아니라 활동이다. 사람은 ‘참여하는 것’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본래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다. 주는 것은 잠재적 능력의 최고 표현이다. 준다고 하는 행위 자체에서 나는 나의 힘, 나의 부, 나의 능력을 경험한다. 고양된 생명력과 잠재력을 경험하고 나는 매우 큰 환희를 느낀다”


흔히 ‘빠진다’는 표현을 쓴 사랑에 대해 이렇게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승민과 서연은 주는 방법을 몰랐고, 그러한 경험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의 기술’이 연인간의 감정만 나오는 게 아니다. 전 세계적인, 전방향적인 사랑을 다룬다. 필독할 만 하다. 


개봉 당시 33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4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여자신인연기상 등을 수상하며 호평을 받았다. 네티즌 1만4913명이 참여한 평점은 8.66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