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공간

이중섭의 '길 떠나는 가족'

ㅋㅌㅌ 2016. 10. 6. 19:46


12일  방송분에서 윤동구 핸드폰 케이스의 이중섭의 '길 떠나는 가족'



↑ 이중섭 화백이 아내에게 쓴 그림 편지


이중섭의 '길 떠나는 가족'


나는 언제나 생각하오. 나의 귀여운 남덕 군은 화공 대향에게는 안성맞춤의, 참으로 훌륭하고 멋진 아내라고, 이토록 대향에게 들어맞는 귀엽고 참된 여인을 하늘이 잘도 베풀어 주었다고. 화공 대향은 실로 귀여운 남덕을 어떤 방법으로 사랑해야만 남덕의 아름다운 마음에 대향의 애정이 가득히 넘칠는지 지금도 열심히 생각하고 있다오. 나의 품안에 포옥 안기는 자그마하고 귀여운 단 한 사람인 나의 아내여, 안심하고 나를 믿고 기다려 주오.” - 이중섭, 아내에게 쓴 편지


그는 아내에게 ‘남쪽에서 온 덕이 있는 여인’이란 뜻을 담아 이남덕 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직접 지어주었다. 함께 지내던 시절 그녀와 즐겨먹던 아스파라거스 통조림과 그녀의 발가락이 닮았다며, 편지의 말미엔 꼭 ‘발가락 군’의 안부도 살펴달라는 애교 섞인 주문도 잊지 않았다.


“건강하게 대향을 기다리며 계속 아이들의 일, 발가락 군이며, 포동포동한 손가락, 깜빡깜빡하는 당신의 다정한 애정을 말하는 눈, 보들보들한 입술, 얼만큼 살이 쪘는가, 하루에 몇 번이나 발가락을 씻고 있는지, 꼭 답장을 주기 바라오.

매번 발가락 군의 소식 써 보내 주시오. 그럼 나의 가장 멋지고 귀여운 사람이여, 당신의 모든 것을 오래오래 힘껏 껴안고 있을 테니 가만히 있어 주오. 길고 긴 입맞춤을 보냅니다.” - 이중섭, 아내에게 쓴 편지


... 이중섭 화백은 아내 마사코의 길고 가느다란 발가락을 아꼈다. 편지에도 종종 발가락군의 안부를 물으며 둘만의 추억을 되새겼다.


일본 유학 시절 만난 부인 야마모토 마사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