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공간

추억이 그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 뿐..

ㅋㅌㅌ 2014. 2. 11. 20:57

 

 

 

 

 

 

 

 

 

 

 

 

 

 

 

그리고 1박2일 멤버들 미션속 풍경들은

가족들에게 그리고 사람들에게 시간이 흐른뒤 어떤 빛깔로 기억되고 빛을 발할수 있을까...

 

 

 

 

 

 

1박2일 서울시간여행

 

예능에 새로운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다. '로컬'(지역)과 '히스토리'(역사)를 결합시키는 조합 '로컬스토리'다. 언뜻보면 지루할 것 같은 아이템이지만 서서히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로컬스토리'의 시작은 KBS2 '1박2일'이었다. 사실 '1박2일'은 예전부터 '로컬스토리'를 접목시켰다. 2014년 방송한 '서울시간여행'편은 레전드로 꼽힌다. 멤버들이 서울의 주요 장소를 찾았고 마지막에 멤버들의 현재모습과 같은 장소에서 그들의 부모가 찍었던 사진을 오버랩시켰다. 고 김주혁은 명동성당을 배경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김무생과의 어린시절을 추억했고 차태현도 남산 팔각정에서 부모님의 젊었던 시절을 보게 됐다. 김종민은 어린나이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기억하며 눈물을 흘렸고 자신은 "오래 옆에 있는 아빠"가 되고 싶다고 말해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자극했다.

 

공간이 사실은 그 시간의 추억들을 켜켜이 쌓아놓고 있다는 걸 < 1박2일 > 출연자들은 물론이고 그걸 바라보는 시청자들 또한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니 그들이 그날 하루 지나온 공간들이 주는 느낌 또한 새로워질 수밖에 없다. 학림다방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음악을 들었을 것이며, 데이트 온 연인들이 태극당의 빵을 먹었을 것이며, 거의 100년이 된 대호빌딩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품었을 것인가. 또 5백년도 넘은 조선시대 지어진 그 살곶이 다리 위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걸어갔을 것이며, 정동의 그 역사적 현장 속에는 또 얼마나 많은 아픔들이 서려있을 것인가.

그날 하루 명동에서 시민들과 함께 환희를 연출한 김주혁과 데프콘이나, 남산의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버스킹을 했던 차태현과 정준영, 그리고 창경궁에서 때 아닌 쓸쓸한 보스 연기를 했떤 김준호와 김종민은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이 곳을 다시 찾아 그 때의 기억과 추억을 되살릴 지도 모를 일이다. 시간의 기억들은 기둥 위에 새겨진 낙서처럼 공간에 흔적을 남긴다. 우리가 갔던 그 길을 우리가 알던 그 분들도 똑같이 걸어갔다는 것은 얼마나 가슴 뛰게 만드는 일인가.

'처음부터 특별한 장소는 없다. 추억이 그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 뿐.' 자막으로 드러낸 것처럼 이번 서울 시간 여행 편은 그래서 < 1박2일 > 의 새로운 출사표처럼 보인다. 새로운 공간과 여행지에 대한 강박을 벗어나는 일은 여행에 깊이를 더하는 일이다. 공간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잊지 못하게 만드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과 함께 했던 기억, 추억들이 더 중요하다는 것. 유호진 PD의 여행관이 투영된 < 1박2일 > 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1박2일' 서울편, 이건 유호진PD의 출사표다
http://entermedia.co.kr/news/news_view.html?idx=3133

 

여행은 많은 곳을 둘러본다고 해서 효과가 나는 게 아니다. 그것은 '구경하는 여행'(Sightseeing) 정도는 될지 모른다 하더라도 자신을 만날 수 있고 자아와의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실존 여행은 아니다. 여행을 하는 '우리'의 이야기가 빠져있고, 내가 봐야하는 대상들만 잔뜩 있는 여행일 뿐이다.

유호진 PD의 서울시간여행편은 평소 우리가 놓치고 있는 서울의 '스팟'들을 둘러보게 했을 뿐만 아니라, 여행자의 감성과 경험이 묻어나는 주관적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그렇게 해서 여행자와 시청자는 '나'를 돌아볼 수 있고 각박한 현실을 떠나 추억과 기억, 여유와 환상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것도 메트로폴리스 서울에서.

 

'1박2일'에서 레전드가 나왔다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40211001211

 

 여행은 많은 곳을 둘러본다고 해서 효과가 나는 게 아니다. 그것은 '구경하는 여행'(Sightseeing) 정도는 될지 모른다 하더라도 자신을 만날 수 있고 자아와의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실존 여행은 아니다. 여행을 하는 '나'의 이야기가 빠져있고, 내가 봐야하는 대상들만 잔뜩 있는 여행일 뿐이다.

 

공간이 사실은 그 시간의 추억들을 켜켜이 쌓아놓고 있다는 걸 1박2일 출연자들은 물론이고 그걸 바라보는 시청자들 또한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니 그들이 그날 하루 지나온 공간들이 주는 느낌 또한 새로워질 수밖에 없다. 

 

시간의 기억들은 기둥 위에 새겨진 낙서처럼 공간에 흔적을 남긴다. 우리가 갔던 그 길을 우리가 알던 그 분들도 똑같이 걸어갔다는 것은 얼마나 가슴 뛰게 만드는 일인가.

 

당신의 목소리가 들려... 그리고 당신의 그림자가 보여... 

그 어디선가 찬란히 빛나고 있을 우리들 추억속 그분들의 그림자를 찾게 되었다.

공간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잊지 못하게 만드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과 함께 했던 기억, 추억들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우리들은 왜 미처 몰랐던 것일까..

 

'처음부터 특별한 장소는 없다. 추억이 그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