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공간

안정효와 강호동이 전하는 청춘을 살아가는 방법

ㅋㅌㅌ 2015. 11. 6. 05:57

젊었기 때문에 아직 가야 하는 거리도 멀고 시간 또한 많을 때는 

비록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하더라도, 

이왕 잘못 들었던 길을 냉큼 되돌아 나오지 말고

이것 또한 기회라고 여겨 샛길을 하나 더 익혀 두면, 

그것 또한 실수를 통해 진리를 터득하는 경험이 된다.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성공을 위한 준비가 되기 때문이다. 

 

― 가뢰와 뒤쥐, 안정효, p.216. 

 

인간은 그릇이다.

삶을 담았다가 쏟아놓을 때가 되면 깨져야 한다. 먹고 남을 정도로 돈을 번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호수에 금붕어처럼 한가롭게 헤엄치면서 유유자적 살아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딱정벌레목의 가뢰처럼 숨가뿐 생애를 비유했다.

 

너무 활동이 왕성하여 동면도 못하는 뒤쥐에 우리네 삶을 비교한 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인생이 참으로 초라하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모두들 그렇게 비슷비슷하고 하찮은 삶을 살아 왔는지 

왜 대부분의 인간은 “이것은 내 인생이오.” 하고 떳떳하게 내놓을만큼 

탐탐한 삶을 살지 못할까 마음이 아파진다. 

 

―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p.284

 

"읽기에 쉬운 글이 쓰기 어렵다." 헤밍웨이의 말이다.​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느낀 점을 정리한 것이지만, 다른 모든 종류의 글쓰기에도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을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는 이들이나 글쓰기를 깊게 배우려는 이들은 한번 읽어두는 게 좋다. 한번 읽고 쌓아두는 책이 아니라 곁에 두고 자주 봐야 하는 책이라는 느낌이 든다.


글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저자의 글에서 빠진 게 무엇인지, 사실과 다른 것이 무엇인지 눈을 부릅뜨고 관찰해야 한다. 그래서 편집자에게 ‘팩트 체크’는 중요하면서도 저자가 놓치기 쉬운 부분을 바로잡아 준다.

 

토마스 만은 “작가란 누구보다도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오죽하면 이런 말이 나왔겠는가. “글쓰기? 별 것 아니야. 타이프라이터 앞에 앉아 핏줄 하나만 따면 돼.” 그토록 피를 흘리면서 왜 쓰는가. 글쎄... 자기가 왜 쓰는지 알기 위해서 쓴다는 말도 있다. 「글쓰기 만보」는 작가 안정효가 글쓰기 인생을 살면서 끊임없는 동통(疼痛) 속에서 얻은 깨달음과 창작 기술 등을 만필(漫筆)식 만보(漫步)로 정리한 ‘자전적 교본’이다. 스무 살 때부터 습작을 하면서 읽어 온 서양의 글쓰기 지침서들과 그후 접했던 뛰어난 작가들의 문체와 기법, 자신의 체험, 영화 등을 밑거름으로 삼았다. 다음은 책에서 가려 뽑은 글쓰기 요령이다.

◆ 어떤 글이든 서술 원리 중 가장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것이 “말로 설명하지 말고 보여줘라.”이다. ‘키가 크다’ 대신 ‘키가 184센티미터 정도’로, ‘그 여자는 미인이다’ 대신 ‘콧날이 시원스럽게 길다’ 로, ‘더러운 남자’ 는 ‘목요일쯤에는 항상 몸에서 걸레 썩는 냄새가 나는 남자’ ‘소변을 보면 꼭 바지에 흘린 자국이 남는 남자’ 식으로 써라.

◆ 첫 문장이 움직임에서 시작되면 단숨에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다.
“하워드 로아크는 웃었다.” (아인 랜드의「샘」)

◆ 움직일 때는 짧은 문장, 사색할 때는 긴 문장이, 감각적 암시가 함축된 정서는 더 긴 문장이, 분노는 스타카토 문체가 제격이며, 빛깔이 없거나 머뭇거리는 대화체를 피하고, 별 부담이 없을 때는 항상 능동태를 써라.

◆ 등장인물은 주변에서 찾아라. 상상이 현실을 못 따라가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모습이나 성격 등 부수적인 정보 또한 거의 모두 ‘기성품’을 활용하라. 실존 인물을 통째로 작품에 담기 어려운 경우에는 여러 사람을 한 인물로 합성하라.

 

안정효는 150여 권의 번역서와 <하얀 전쟁> <은마는 오지 않는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등 창작소설을 낸 작가이다.

 

 

 

 

 

 

 

○ 이서진이 선정한 오늘의 책! [개밥바라기별]
- 작가 황석영의 자전적 성장소설 <개밥바라기별>. 주인공 준을 중심으로 청소년기 시절의 방황과 청춘을 그리고 있다.

혼란스러웠던 시절을 실감나게 그린 이야기 속에서 방황하고, 상처받았지만 때로는 행복했던 우리의 청춘을 다시 만나볼 수 있다.

 

"나는 그 순간 회한덩어리였던 나의 청춘과 작별하면서,
내가 얼마나 그때를 사랑했는가를 깨달았다." (p.31)
 -베트남전 참전 직전의 마지막 휴가가 끝나고 다시 군용열차를 타는 주인공 준이의 마음
 
"나는 궤도에서 이탈한 소행성이야. 흘러가면서 내 길을 만들거야."
"아주 좋은 것들은 숨기거나 슬쩍 거리를 둬야 하는 거야.
(중략) 별은 보지 않구 별이라고 글씨만 쓰구." (p.41)
-친구들과 불안한 현재와 걱정되는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주인공 준이가 하는 말
 
세월이 무슨 재물 같은 거냐? 뒷전에 쌓아두고 허비하는 게 아니라구.
오히려 아무것도 없는 지평선에 꽃밭을 가꾸는 거다. (p.163)
- 무전 여행을 떠난 준이와 친구들이 순창의 한 참외밭 원두막에서 답답한 현재를 이야기를 하던 中
 
누구든지 오늘을 사는 거야. (p.257)
-유치장에서 만난 일명 '대위'가 들려준 세상살이 이야기 中
 
내게는 사춘기가 그런 날 같았어. 감기약 먹고 자다 깨다 하는 그런 나날.
막연하고 종잡을 수 없고 그러면서도 바라는 것들은 손에 잡히지 않아
언제나 충족되지 않는 미열의 나날. (p.227)
-주인공 준이를 좋아하는 미아가 사춘기를 표현한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