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표현은 말의 품격이다

ㅋㅌㅌ 2017. 8. 7. 12:37


12  경기도 수원시 팔달공원으로 떠나는 '입방정 당일치기 여행'

이날 오프닝에서 PD는 정조의 '인불가이구업취쾌어일시(사람은 언어로 쾌감을 얻으려 한다)'라는 구절을 인용해 "사람은 입조심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멤버들이 과거 입방정을 떨었던 것을 토대로 게임을 준비해다고 덧붙였다. 찜통차에서 폐교귀신까지 하룻동안 무더위와 냉소름을 모두 경험


1. 수원 팔달공원, 동구 입방정 "제가 탁구공으로 형들의 인중을 맞추겠습니다"

- 동구의 간절한 바람은 '삑구 포에버'로 한번도 성공하지 못한 채 입방정에 그치고 말았다.

2. 수목원, 김종민 입방정 회식자리에서 "우주복 입는걸 벌칙으로 하자"

- 입바람으로 딱지 뒤집기 게임

- 빵점 삼형제는 나무옷, 보드복, 우주복을 각기 입고 수목원 곳곳을 다니며 '전망대, 항아리정원, 매룡지' 인증샷

3. 20년이 된 폐교, 데프콘 입방정 "귀신하고 밥도 같이 먹을 수 있어요"

- 납량특집의 하이라이트는 최강의 겁듀오 '태현-준영'

- 무도리 무릎에 얼굴을 대며 차태현이 말합니다. "나 암실 가면 못 나와. 근데 준영이랑 가는 건 아무 쓸모가 없어. 1더하기 1은 2가 아니야"



표현은 말의 품격이다 


정조는 ‘정조이산어록’에서 

“사람은 언어로 한때의 쾌감을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 나는 미천한 마부에게라도 이놈 저놈이라고 부른 적이 없다”

人不可以口業取快於一時. 予雖於僕御之賤. 未嘗以這漢那漢呼之也.

라고 했다. 엄격한 신분 질서가 요구되던 시절이었지만, 하급자를 대할 때도 언어표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상대를 배려한 것이다. 표현은 말의 품격이다.


가령 새해 인사의 덕담으로 ‘금년에 장가를 갔다지’, ‘올해 사업 성공했다지’ 등과 같이 상대가 원하는 바를 기정사실화해서 말하는 것은 ‘말이 씨가 된다’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됐다. '아무말대잔치' 가 유행하며 정말 아무렇지 않게 막말을 토해내는 세상이다. 팩트폭력이라는 그럴싸하게 포장된 단어로 상대방을 제압하며 자기 말빨에 으쓱해 하기도 한다. 입으로 남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게 하나의 능력으로 인정받으며 더 센 언변의 소유자를 찾는다. 설전(舌戰)이 일상화되며 사람들의 관계가 틀어진 시대.


‘미숙아 망막병증’으로 시력을 잃은 스티비 원더가 세계적인 음악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 것도 학교 선생님의 긍정적인 한마디가 계기가 됐다. 어느 날 수업 중에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진 쥐를 스티비 원더가 예민한 청각을 가지고 찾아내자, 선생님은 “넌 어떤 아이도 갖지 못한 특별한 청각을 가졌구나!”라고 칭찬했다. 이 한마디 말을 듣고 스티비 원더는 볼 수 없는 눈보다 들을 수 있는 귀에 주목해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세계적인 음악가가 됐다.


팔다리가 없는 중증 장애인이 “나는 불편할 뿐이지 불행하지 않다”고 하는 것을 보았다. ‘불행하다’고 표현하면 자신의 장애는 극복할 수 없는 운명적인 입장이 된다. 그러나 ‘불편하다’고 표현하니 자신의 장애는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대상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