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는 자신을 똥을 먹는다고? ‘자기 분식’
토끼 똥은 흔히 보는 둥글고 딱딱한 환약 같은 것이 있는가 하면, 검고 끈적끈적하며 묽은 것이 있다. 밤에 싸는 똥이 후자의 점액성 대변이다.
집에서 기르는 토끼를 자세히 보면, 낮 동안에는 섬유질이 많은 단단한 똥을 누지만 밤이 되면 무른 똥을 배설한다. 지름 5㎜로 단단한 똥보다 작고, 점액에 싸여 반짝이며, 포도알처럼 뭉쳐있는 이 무른 똥을 토끼는 빼앗길세라 얼른 먹어치운다. 이 똥을 토끼가 지체없이 후딱 먹어버리니 눈으로 보기 어려운 것이다.
그 똥은 맹장에서 발효한 것으로, 묽은 변은 56%가 세균이고 24%가 단백질인 아주 귀중한 양분이다. 그리고 대장에서 서식하는 세균이 셀룰로오스를 분해한 당분까지 있는 것이다. 맹장에서 나간 양분 덩어리인 이것을 대장에서 흡수할 수 없기에, 그것을 다시 주워 먹어서 재차 위(胃)에서 6시간 넘게 단백질이 주성분인 세균까지도 죄다 소화시킨다.
소화하기 힘든 섬유소가 가득한 풀 등 거친 먹이를 소화하는 데는 미생물 발효가 필요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런데 몸집이 작은 초식동물은 몸속에 큰 장관이 들어찰 공간이 없을뿐더러 신진대사가 빨라 에너지를 빨리 공급받지 못하면 굶어 죽는다. 여기서 진화한 방법이 자기 분식이다. 먹이에서 일단 소화 가능한 부분부터 대충 양분을 섭취해 배설한 뒤 다시 이를 먹어 소화한다는 전략이다. 마치 소가 여러 개의 위를 이용해 되새김질하는 것과 같다. 토끼는 4번까지 자기 똥을 되먹는데, 위산에 미생물이 죽지 않도록 점막으로 둘러싸 똥을 보호한다.
무른 똥에는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 지방산이 풍부하고 섬유질을 소화하는 데 필요한 다량의 미생물이 들어있다. 자기 분식을 하지 않으면 단백질 섭취량이 15∼22% 줄어들고, 비타민 B2(리보플래빈)는 전혀 섭취할 수 없게 된다.
게다가 장관의 미생물군이 양과 질 모두 저하돼 소화능력 감소, 면역시스템 발달 지체, 병 저항력 약화 등 생리적 부작용이 생긴다. 무른 똥을 못 먹게 했더니 토끼 새끼의 성장이 절반으로 줄고 영양실조에 걸렸다는 보고도 있다.
남극빙어의 피는 흰 색이다. 이는 혈액을 붉게 만드는 헤모글로빈이 없기 때문인데 헤모글로빈은 체내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산소가 많이 녹아있는 남극 바다에서는 쓰임이 적어 사라지는 형태로 남극빙어가 진화했다. 또 남극어류는 일반어류에 비해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미토콘드리아의 밀도가 높아 활성산소가 많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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